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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현악기의 셋업(set-up) - 2. 지판(Fingerboard)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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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VAK 작성일 20-06-24 12:29 조회 4,67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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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현악기의 셋업(set-up) - 2. 지판(Fingerboard) 1부

악기 set-up은 연주자가 악기를 연주할 수 있도록 peg,턱받침(chin-rest) ,tailpiece 같은 악세사리와 소리에 중요한 soundpost, bridge 등을 장착하는 작업이다. 간혹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악기 제작가 중에도 악기 셋업(set-up)을 본인이 안하고 따로 셋업(set-up) 전문가에게 맡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만큼 악기의 셋업 (set-up)이 악기 및 연주자에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셋업 작업 중 가장 먼저 이루어지는 작업이 악기에 지판(fingerboard)을 붙이는 작업이다. 

지판은 연주자가 현을 눌러 원하는 음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부분으로 음악의 시대적 변화와 더불어 현재의 길이와 형태로 발전되었다. 또한 그 재질도 다양한 나무(흑단, 단풍나무, 배나무 등..)를 사용하던 바로크 악기와는 달리 흑단(Ebony)을 사용하게 되었다. 지판의 변화는 연주자로 하여금 원하는 소리를 편하고 정확하게 낼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고 이러한 변화는 바로크 악기와 현대 악기를 구분하는 중요한  차이점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번 호에서는 지판의 구조와 역활 및 지판의 변화 등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지판은 ‘넥 셋(Neck set)”작업을 할 때 정확한 방향과 높이를 알려주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3월호 기사)

 

글 - 한창인(바이올린메이커 한창인-전주), 이종원(이종원현악실), 박성현(박성현 스트링하우스), 이수범(이수범현악기-아르떼) 

그림 및 편집  -MVAK 편집위원회

악기의 발전과 지판(Fingerboard)의 변화

바이올린의 구조적인 변화는 18세기 중엽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회 전용 연주회장이 생기기 시작했고 청중수가 많아지면서 더 큰 음량과 화려한 음색이 필요해졌다.  음악의 변화는 활의 발전을 같이 살펴보면 훨씬 쉽게 그 변화를 알 수 있는데 활의 발전은 연주자들의 연주 기술을 한층 향상시켰고 이런 변화는 연주자들로 하여금 더 크고 강한 소리가 나는 악기를  원하도록 만들고 이런 요구에 따라 지금 사용하는 악기로 발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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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바로크 바이올린 지판(빨강)과 현대 바이올린 지판(파랑) 비교


이런 악기의 변화는 넥(Neck)과 지판에도 나타나는데, 음악의 시대적 변화에 맞춰 연주자에게 더 높은 음역을 요구함에 따라 지판은 길어지고 소리를 더 크고 쉽게 내기 위해 지판의 표면은 더 둥글어지게 되었다. 또한 강한 소리를 위해 악기의 옆판과 나란하게 붙어있던 넥(Neck)에 각도를 주어 세팅(setting)하기 시작했고 고음으로 올라갈수록 두꺼워졌던 Neck(지판을 포함한)의 두께도 하이포지션 연주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거의 일정한 두께로 변화하였으며 그 결과 얇아진 Neck이 휘지 않도록 내구성과 경도가 우수하고  변형이 적은 흑단(Ebony)이 지판의 재료로 사용되게 되었다. 그리고 Gut현을 주로 사용하던 바로크 악기와는 달리 현(Strings)에 금속이 사용되는 등 다양한 주변환경의 변화도 흑단(ebony)을 사용하게된 원인이 되었다. 


지판의 구조

<지판의 규격>

지판은 위쪽이 좁고 아래쪽은 넓은 긴 사다리꼴의 형태를 하고 있다. 지판의 길이는 악기의 크기에 비례하는데 가장 일반적이고 손쉬운 계산법으로는 진동하는 현의 길이(Nut부터 Bridge까지의 길이)를 5/6으로 나누는 방식이 사용된다. 그 외에 악기의 Stop length(악기의 앞판의 끝에서 f-hole notch<홈>까지의 거리)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방식이 있는데 이 방식을 사용하면 악기의 차이에 따라 조금 더 정확한 비례의 치수를 구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여러가지 방식이 있는데 결과의 차이는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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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length로 지판 길이 구하는 공식

바이올린과 비올라 지판의 길이 = {(Stop length x2/3)+Neck mortice depth}x 2

첼로 지판의 길이 = {(Stop length x7/10)+Neck mortice depth}x 2

악기의 Neck의 길이와 Stop의 길이는  바이올린과 비올라는 2:3, 첼로는 7:10의 비율을 가지고 있다.


<지판의 윗면 곡선(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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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바이올린 지판의 윗면은 42mm 반지름의 곡선을 이루며 비올라는 바이올린보다 더 둥근 형태로 약 37~40mm 반지름의 호를 그린다. 첼로 지판의 윗면은 반지름 62mm의 호를 기준으로 하는데 전체가 곡선을 이루는 바이올린 지판과는 달리 진동의 폭이 큰 저음(C선) 쪽이 평면으로 되어있는 C-edge Fingerboard를 많이 사용한다. 이런 형태의 지판은 비올라에도 간혹 쓰이지만 비올라의 경우 바이올린과 같은 둥근 지판(Round Fingerboard)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판의 윗면은 브릿지의 모양과 높이에 바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본적인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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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dge Fingerboard - 독일의 첼리스트인 베른하르트 하인리히 롬베르그(Bernhard Heinrich Romberg 1767 ? 1841)에 의해 고안된 지판의 발전된 형태로 롬베르그 스타일 지판으로 불리기도 한다. 굵은 C선의 진동폭이 다른 선에 비해 넓어 연주시 지판과 마찰되어 발생하는 잡음(Buzz)을 없애기 위해 고안되었다. Beveled Fingerboard라고도 부른다.


<지판의 Hollowness>

지판의 구조에 대하여 설명하려면 “hollow “란 단어를 뺴놓고는 설명하기가 쉽지않다. 사전을 찾아보면 ‘속이 빈’. ‘쑥 들어간’, ‘움푹 꺼진’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 지판과 가장 어울리는 해석은 아마 동사로서 가지는 의미인 ‘오목하게 만들다’일 것이다. 모든 바이올린족 현악기의 지판을 보면 그 표면(길이방향)이  평평한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약간 오목하게 만들어져 있다.(그림4 참조) 이 오목한 형태를 만드는 작업을 "hollow를 준다"고 표현하는데. 이 오목한 면은 압력을 가해 휘는 것이 아니라 대패로 깍어서 만들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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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지판의 hollowness를 이해하기 쉽게 과장하여 그린 그림


이런 지판의 오목한 구조(Hollowless)는 연주시 지판과 현이 만드는 각도를 어떤 포지션에서도 현의 진동폭보다 넓게 만들어 줄과 지판 사이의 불필요한 마찰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여 잡음(Buzz)의 발생을 막고 음을 더욱 명확하게 하며 핑거링을 할 때 포지션에 따른 줄의 압력차이를 일정하게 느끼도록 하여 연주자가 고른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역활을 한다. 하지만 할로우가 너무 깊은 경우 D현이나 A현처럼 중앙에 위치한 현은 왼손 운지 시 너무 깊이 내려가는 현 탓에 인접한 현이 활의 진행을 방해 하는 경우(활로 옆 선을 건드리는경우)가 종종 발생하며 연주의 민첩성에 문제가 생기고 지판을 너무 세게 누르는 습관이 생겨 몸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 또한 심한 경우 음정의 5도가 맞지 않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은 지판이 너무 얇거나 지판의 나무 재질이 너무 무른 경우 지판(Neck 포함) 자체가 현의 장력에 의해 휘어져서 발생하기도 한다.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경우 약 1mm, 첼로의 경우 약 2mm의 간격을 만들어 주는데 (그림5 참조) 저음쪽 간격을 고음쪽보다 조금 더 넓게 만들어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 바이올린 E - 0.7mm, G - 1.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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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판(Fingerboard)과 관련된 수리

여러 연주자의 악기를 수리하다 보면 지판의 문제를 다른 부분의 문제로 생각하는 경우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지판의 Hollow가 너무 깊은 경우 브릿지의 높이가 높다고 느끼거나 지판의 표면이 고르지 못해 생기는 잡음을 악기의 접합 부분이 열렸다고 생각하는 경우 등..이렇기 때문에 의외로  간단한 지판 수리만으로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는 경우들이 있다.


지판(Fingerboard)은 연습과 연주를 많이 할수록 손가락의 압력에 의해 현을 따라 지판의 표면이 서서히 파이고 이런 골이 깊어지면 올바른 음정을 짚기 어렵고 미세한 잡음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지판이 파이게 되면 지판의 표면을 깎아 파인 부분을 없애고 표면을 매끈하게 만드는 수리를 하게 되는데 이런 수리를 지판 드래싱(fingerboard dressing)이라고 부른다. 이런 연주에 의한 마모 외에도 지판의 변형이나 연주의 편의를 위해 지판 드레싱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지판의 Hollowness는 악기의 상태나 연주자에 따라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연주자가 사용하기 편하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다.

지판이 너무 얇아 지판 드래싱을 하지 못할 경우에는 새로운 지판을 붙이는 수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새 지판의 두께(옆면)는 바이올린 5~5.5mm, 비올라 5.5~6mm 그리고 첼로는 7.5~9mm 이고 이 두께의 약 절반 정도가 되었을 경우 새로운 지판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새로운 지판으로 교체할 때는 넥(Neck)의 상태(각도, 두께, 방향 등)에 주의하여야 한다.


지판 드래싱은 나무의 재질이나 연습량의 차이 등 다양한 이유로 연주자마다 지판 드래싱이 필요한 주기가 다르기 때문에 직접 눈으로 확인하여 지판의 상태를 파악하여야 한다. 다행히 지판의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기 때문에 요령만 알면 누구나 쉽게 지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지판 상태 확인 하는 방법

1.스크롤(scroll) 쪽에서 지판을 볼수 있도록 악기를 눈높이 정도로 들고 악기를 밝은 빛이 있는 쪽으로 향하여 지판에 빛이 반사되도록 하면 쉽게 지판 표면의 상태를 알 수 있다.

2.지판 양끝의 현을 눌러 현과 지판의 간격을 확인하면 지판의 Hollow 상태를 알 수 있다



지판이 너무 얇아져서 혹은 지판이 기능적으로 역할을 못할 때 연주자들은 새로운 지판으로 교체해야 한다. 그런데 이 때 연주자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지판을 새로 교체하게 되면 bass bar 와 마찬가지로 소리가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하고 악기를 수리하는 사람들은 이점을 알려주어야 서로 당황스런 일이 생기는걸 막을 수 있다. 보통 지판이 교체되면 전에 이전 상태보다 지판의 부피와 무게가 늘어난다. 이런 변화는 소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수리를 할 때 새 지판 안쪽에 필요없는 부분을 제거하여 전체적인 부피와 무게를 줄여주는 것이 좋다. 이런 이유로 간혹 연주자가 지판교체 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지판과 neck의 두께를 고려해서 연주자가 원하는두께를 맞춰주어야 한다.-이종원-


실제로 현장에서 겪는 지판과 가장 밀접한 수리는 현을 따라 깊이 파인 지판 탓에 음정이 불안해진 악기와 너무 깊은 Hallow 때문에 5도를 연주할 수 없는 악기들이 대부분이다. 단순히 지판이 파인 정도라면 지판드래싱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겠지만 깊어진 할로우 탓에 5도가 맞지 않는다면 지판을 교체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 볼 수 있겠다.

가끔 연주자들이 음정이 불안하고 5도가 맞지 않는 악기를 사용하여 자신의 재능이나 실력을 의심하고, 실의에 빠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어떻게 보면 악기는 음을 생산하는 기본활동에 대한 기계적 보완물이다. 하지만 악기가 예술적으로 의미 있게 되고 음악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어떠한 제약들과 규범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것들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일은 좋은 연주를 하는데 꼭 필요한 일인지도 모른다.

-한창인-

 

수리를 하다보면 현이 낮게 느껴지거나 높게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3가지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  지판의 길이를 3등분하여 팩(Pegs) 쪽 1/3의 높이에 문제가 있으면 Nut의 높이, 브릿지 쪽 1/3은 브릿지의 높이, 그리고 가운데 1/3은 지판의 hollow를 점검해야 한다. 또한 지판의 모양은 브릿지의 모양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지판 모양의 선택과 항상 같이 생각해야 하고 개개인의 전문 연주자들은 각자가 원하는 줄높이와 지판의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많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만약 지판이 악기에서 떨어졌다면(완전히) 현을 충분히 풀어 악기의 목(neck)이 줄의 장력으로 인해 휘어지는 것을 우선 방지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에 전문가에게 수리를 받아야 악기에 더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박성현-


기타(Guitar) 지판은 포지션을 결정하는 프렛(Fret)이라는 것이 있어 음정을 쉽게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바이올린족 현악기에는 이런 프렛이 없기 때문에 지판 길이 방향으로의 직진성이 매우 중요하다. 길이 방향으로 지판 표면이 볼록하게 튀어 나와 있거나 약간이나마 울퉁불퉁하게 지판이 제작이 된 경우에는 깨끗한 음을 내기 어렵다. 최상의 지판을 사용했더라도 지판 두께가 너무 두껍게 제작된 경우에는 일단 목이 두꺼워져서 연주하기 불편하며 악기는 목과 스크롤쪽으로도 진동이 퍼져나가기 때문에 악기 소리에도 안좋은 경우가 생긴다. 지판이 얇아져서 새 지판으로 교체하는 경우에는 새 지판의 두께 때문에 목의 각도 즉 넥(neck)의 각도(3월호 참조)가 변하게 된다. 이런 경우 넥의 각도를 무시하고 새 지판을 하였을 경우에는 소리의 변화가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새 지판을 하게 될 경우에는 수리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를 하는것이 좋다. -이수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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